카게히나 두번째 사다리 3 미완 / 시라토리자와 출신 카게야마 뭐… 뭐지…? 히나타는 버스에 올라타고 앞좌석에 앉으면서도 어리둥절했다. 그의 옆자리에 앉은 우카이 역시 한참을 침묵하다가 물었다. “너 카게야마 토비오랑 따로 만날 정도로 친했던가?” “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히나타는 머릿속으로 카게야마와의 만남을 되짚었다. 처음 만난 건 인터하이 예선 때 화장실에서였고. 그 다음이 봄고 예선 때 체육관 앞이었지. 그리고 그 다음은 인터하이 예선, 그 다음이 봄고 예선, 그 다음이 인터하이 예선, 마지막으로 봄고 예선.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국대회를 가기 위한 길목에서밖에 만난 적 없었다. 달리기를 너무 열심히 하다가 가버린 시라토리자와에서도 우시지마밖에 만나지 못했다. 졸업 이후에 인연이 있냐 ..
보쿠아카 부엉이의 달 안봐도 상관없는 전편: http://byeoljari.tistory.com/39 연상수 동양풍AU “…하여, 아카아시 가문이 시대를 잘못 만나 고꾸라졌던 것을 공이 이리 번듯하게 재건하시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소.” “그러합니까.” “대단하오. 공의 힘을 필요로 하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더이다. 그 예로 폐하께서도 공을 늘 가까이 두며 정사를 돌보질 않으오. 공의 덕망을 칭송하는 목소리를 이 지척에 나가도 금방 주워 담을 수 있다는 걸 귀가 있는 이들이라면 전부 알고 있소.” “…….” “그런데 말입니다… 혹… 여즉 내자를 들이지 않는 연유를 여쭈어도 되겠는지….” 마주앉은 사내에게 술을 따라주던 손이 잠시 멈췄다. 쪼르르 소리가 나던 주전자 입구에서 가느다래진 줄기가 금방..
카게히나 두번째 사다리 2 원작날조 있음 / 3기 네타 有 / 미완 가능성 多 카라스노 고등학교. 카게야마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학교였다. 전국대회로 가는 길목인 지역 예선 때마다 시라토리자와와 팽팽한 접전을 펼친 것이 자그마치 3년이다. 몰락한 강호. 날지 못하는 까마귀라고 무시당한 적도 있었으나 그들은 생각보다 훨씬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카게야마가 처음 고등학생이 되어 출전한 인터하이 예선에서 보았던 경기력과는 차원이 다르게 변모한 모습으로 그해 봄고 예선에서 마주쳤었다. 인터하이 예선에서는 결승까지도 올라오지 못했던 카라스노가 처음 그들을 꺾고 전국에 진출하고, 그 이후에도 짜기라도 한 듯 한 번씩 번갈아 전국대회에 진출하곤 했던 경기의 중심에는 히나타 소요가 있었다. 조그만 체구에도 불구하고 폭발..
카게히나 두번째 사다리 1 원작 날조 있음 / 3기 네타 有 / 미완 확률 多 탕. 탕. 레프트!! 탕! 커버, 커버! 돈마이! 멀리서부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체육관 문이 열려있는 탓이었다. 히나타는 설레는 마음을 손 안에 꼭 쥐고 체육관 앞에 섰다. 안에서는 벌써 연습이라도 하고 있는 건지 여러 목소리들이 섞여 시끄러웠다. 소리만 듣고도 어떤 상황인지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빠르게 구르는 발과 바닥에 튕기는 공 소리가 그를 자극했다. 손바닥 안의 설렘이 뜨끈하게 데워져 심장을 덥혔다. 앳된 소년들의 목소리와 섞여 고함을 지르는 익숙한 목소리를 듣게 되자 더는 가만히 서있을 수 없었다. 히나타는 재빨리 체육관 안으로 들어섰다. 팔짱을 끼고 벽에 붙어서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던 우카이 코치, 아니..
보쿠아카 고민에 대하여 보쿠토는 살아오면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결정에 큰 걱정이나 미련을 둔 적 없었다. 어렸을 적부터 치킨을 먹어야 할지 피자를 먹어야 할지 정할 필요 없는 풍족한 가정에서 자라온 탓에 ‘선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배워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도 썩 와닿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더는 구할 수 없는 한정판 장난감을 해외까지 뒤져 찾아온 부모님에게 환히 웃던 보쿠토는 그대로 자라 열여덟이 되었다. 열여덟이 되고 새학년 새반에 배정받고 새로운 1학년들이 부원으로 선발되어 들어온 날 보쿠토는 처음으로 아카아시를 만났다. 이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다고 한 그는 보쿠토를 잘 아는 세터였기에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아카아시만 알고 그는 모르는 시간이라는 게 존..
보쿠아카 부엉이 도련님 에서 따왔습니다. [A] 4월 13일 안녕하십니까, ‘부엉이’상. 여전히 어감은 별로 좋지 않군요. 새학기가 시작되고 처음 편지를 드리는데 혹시 기다리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올해 배구부 부주장이 되었다는 건 일전에 말씀드린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는 단순 인수인계 과정에 불과했다면 졸업 시즌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일을 도맡아 하게 되어 좀 바빴습니다. 그래도 두 달에 한 번은 꼭 편지 드릴 여유는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사실 메일이 아니라 자필 편지를 고집하시는 부엉이상의 의도를 완전히 이해하는 건 아닙니다만… 제가 헤아리지 못할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족한 건 없습니다. 보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집에 쌀도 많이 있고 반찬도 가끔 해먹습니다. 맛..
보쿠아카 안개 너머 당신 보쿠아카 전력 60분 (주제:담배) 자욱한 연기 너머로 닿아오는 시선이 어딘지 익숙했다. 옅은 회색 구름으로 매캐하게 뭉개진 얼굴선이 아지랑이처럼 너울거렸다. 그것은 세상과 스스로를 차단하는 형체 없는 벽이기도 했고 얼굴을 숨기는 가면과도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발치에 떨어져 천천히 끝까지 타들어가고 있는 수많은 담배꽁초는 울타리였다. 넘어오지 마시오. 특히 그 안에 혼자 있다면 더더욱. 그는 그 사실을 매우 오래전에 알게 된 바 있었다. 아카아시는 순간 속이 울렁거림을 느껴 잠시 명치 끝을 꾹 눌렀다. 필시 과음한 탓이다. 낯선 나라의 어디인지도 모르는 골목 안의 모든 것들은 너무도 시끄러웠다. 건물 안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웃음소리와 한시도 귀를 쉬게 내버려두지 않는 산발..
보쿠아카 외다리 사랑 下 모브 비중 있습니다. 언젠가였더라, 학교 신문부 부원들이 조사한 ‘가장 연애를 하고 싶은 운동부 남학생’이라는 주제의 설문에서 아카아시는 최상위권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 근거는 평소 그가 여학생들에게 행하는 친절과 선생들에게 보이는 예의범절, 평소에 드러나는 반듯함이 꼽혔다. 그 인기를 방증하듯 수많은 기념일마다 배구부 부원들 중 가장 많은 선물을 껴안고 오는 것도 그였다. 고백도 꽤 자주 받았지만 한 번도 받아준 적이 없었다. 아카아시의 연애라는 건 보쿠토가 상상도 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지난 2주 동안 실제로 확인해온 그의 연애는 수많은 여학생들의 환상과는 다르게 ‘불친절’, ‘거절’, ‘무응답’으로 축약할 수 있었다. 보쿠토가 몇 번이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그에게는 사랑..
보쿠아카 외다리 사랑 上 모브 비중이 꽤 있으니 주의하세요 빗소리가 유독 컸다. 투둑 투둑 떨어지는 비가 우산 위를 두드리는 소리는 속절없이 허공에 흩어지고 허무한 긴 숨이 얼어버린 흰 입김으로 발치에 떨어져 내렸다. 멍하니 깜빡거리는 노란 눈동자가 당혹스럽게 굴렀다. 어디를 짚고 지탱해야 할지 모르는 시선이 주춤주춤 제 다리를 따라 움직였다. 갈팡질팡 휘청거리는 이해는 키를 잃은 배처럼 바람결에 종잇장처럼 흔들렸다. 보쿠토는 눈을 비벼 시야를 확인하는 어린아이같은 짓은 하지 않았다. 다만 커다랗게 떠진 눈으로 앞에 닥친 광경을 관망할 뿐이었다. 아카아시가 왜…? 처음 든 생각은 의문이었다. 이건 꿈이 아니었고 그의 상상도 아니었다. 바람에 불어닥치는 빗방울이 그의 팔뚝에 차가운 감각을 남기며 현실이라는..
카게히나ts(히나타ts) 때로는 질투 1학년 때 이야기 하늘의 기세가 흉흉했다. 낮게 가라앉은 구름이 회색빛이 되어 떠다녔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아 카게야마는 기분이 내심 좋아졌다. 딱히 날씨를 가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 시간표에 체육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은 화창한 날씨라면 운동장에 나가 별로 재미없는 종목을 연습한답시고 시간을 허비할 게 뻔했다. 하지만 비가 온다면 야외 체육 수업을 할 수 없으니 체육관으로 옮겨 수업하게 될 것이고, 평소 하던 종목을 연습할 수 없으니 자유시간이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카게야마는 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근래 멈추는 토스를 연습하고 있던 카게야마로서는 좋은 기회였다. 카게야마는 가만히 시간표를 떠올렸다. 체육은 오전에 있었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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